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정부는 꾸준히 사회적기업을 지원해 왔습니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왔죠. 이윤 추구와 사회적 목적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고요. 그런데 사회적기업은 여전히 낯설기만 합니다. 2017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사회적기업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22.8%, ‘들어본 적은 있으나 무엇인지 모른다’는 응답 비율은 38.2%입니다. 전체 응답자의 약 61%가 사회적기업을 잘 모르고 있다고 응답한 셈입니다. 왜일까요? 사회적기업을 비롯한 사회적경제는 여전히 ‘우리만의 리그’에 불과한 것일까요?
오늘 읽은 논문은 <대학생들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및 취창업 의향에 미치는 영향(2023)>입니다. 논문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대학생 10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묻습니다. 응답자들은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상당 수준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5점 만점에서 3.77점),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지도(3.17점)와 흥미(2.97점)는 떨어집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높을수록 구매의향 확률은 낮아질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연구자들이 서술하고 있는 것처럼 “사회적기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인지도 초기 단계에서는 호기심을 갖고 제품을 구매하게 되지만, 이러한 초기 단계의 구매가 제품의 품질 및 사회적기업에 대한 신뢰와 꾸준한 고객 확보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으로의 취업 또는 창업을 준비해 봤다는 비율은 4.63%로 매우 낮았습니다. 하지만 약 26%의 응답자가 사회적기업에 취업 또는 창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니 앞으로의 가능성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순 없겠지요. 참, 사회적기업의 사회 기여도에 대한 인식은 취·창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홍보가 그동안 많았지만, 청년들의 유입이 유의미하게 크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을까요? 사회적기업 그 자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할텐데,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뾰족한 방법이 있을까요?
한편, 연구자들은 추가로 사회적기업으로의 취업 또는 창업을 꺼리는 이유를 확인했는데요, 1) 사회적기업을 잘 몰라서, 2) 임금이 적을 것 같아서, 3) 적성에 맞지 않을 것 같아서, 4) 근무환경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의 순으로 답변이 높게 나왔습니다(주관식 응답이 아니라 연구자들이 선지를 구성해두고 그 안에서 선택하도록 했기에 답변의 한계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논문의 제언, 그러니까 “사회적기업의 사회적·환경적 가치 홍보를 통한 윤리적 소비의 호소 차원을 넘어,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의 확보, 소비자로서의 긍정적 경험 확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청년들을 위한 전략적인 사회적기업 마케팅” 수립이 필요하고, “사회적기업 및 비영리조직들이 자발적이고 청년 친화적인 방식으로 공유하는 생생한 커리어 포럼 및 성과발표회 등”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식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결론이 이야기하고 있는 바를 지금 충실히 잘 수행하고 있는지 물으면 그렇다고 확실히 답하기도 어려우니까요. 사회적경제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단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지금 당장은 물살이 거세기 때문에 헤엄치기 쉽지 않다고 하지만, 거센 물살에도 헤엄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할까요? 아니면 얕은 물가에서도 거뜬히 버틸 수 있도록 해파리처럼 수면을 유영할 준비를 해야 할까요? 정답이 없는 자리, 각자의 선택이 있겠죠.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